어느 순간부터 GIT 브랜치를 생성하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feature/~~~~ 이런식으로 브랜치 이름을 지을 때 우리가 그냥 생각하는 이름을 적지 않고 아예 이슈 번호를 넣으면 어떨까 말이다.
회사에서 우리 사업팀은 Redmine 을 사용하고 있었다. 입사를 했을 때부터 이미 SVN 을 사용하고 있었고 Redmine 에서도 저장소를 같이 사용할 수 있었으며 추가적으로 사내에서 개발한 몇 가지 도구가 지원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유지보수를 하는 관리 인력이 없어지고 SVN 에서 GIT 으로 옮겨가면서 Redmine 내에서 GIT 저장소를 사용하기가 힘들어졌다. 특히, 개발 작업 커밋할 때 메세지에 Redmine 일감 번호를 써서 어떤 일감과 연관된 작업인지 쉽게 파악하기가 힘들어졌고, Redmine 에서 지원하는 GIT 플러그인이나 우리 회사가 사용하는 GitLab 연동으로는 1:1매핑, 로컬 저장소 연결 등의 문제 때문에 이용하는 것이 곤란했다. 이런 문제들을 다른 팀들은 미리 알고는 있었는지 몰라도 회사 내 모든 팀이 하나의 통일된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Confluence, Notion, Jira, Gitlab, Youtrack 등 각 팀마다 사용하는 프로젝트 관리 도구들이 다양했다.
마침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회계 감사로 인해 각자 작업 기록을 신경써서 남겨야 한다는 이슈가 추가적으로 생기면서 아무래도 팀원분들도 불편함을 크게 느끼고 있었고, 편하게 일감 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하며 Redmine 에서 다른 도구로 관심이 서서히 가게 되었다.
그 중에서 예전부터 눈에 들어왔던 Jira 를 이용해보고 싶었다. 회사 내에서 설치형으로 이미 사용하고 있는 팀이 있었는데 만약 Jira 를 사용하는 방법을 잘 알게 되어서 기존 팀과도 서로 같이 쓰게 된다면 협력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또 다른 팀도 같이 사용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하는 것을 생각했다. Jira 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GitLab, Confluence 과 연동이 쉬웠고, Jira 를 간단하게 살펴봤을 때 워크플로와 같은 이슈 상태 관리, 필터를 이용한 일감 찾기, 대시보드 등의 기능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더욱 이용해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결국 올해 4월에 아틀라시안에 Jira 를 생성하고 개발팀에게 한 번 같이 사용해보자고 제안을 해보았다. 이제 막 4년차가 된 나라도 우리 개발팀은 다들 성격이 좋아서 내 제안에 긍정적으로 응해주었고 Jira 에 대해 모두가 잘 알지 못하니 한 번 테스트해보자라는 느낌으로 같이 이용해보기 시작했다.
한 번 써보자라고 말했기에 그 책임자로서 열심히 Jira 를 알아가고 공부했다. Jira 의 워크플로, 칸반 보드, 필터 등을 만들어가면서 대시보드도 구성해보고 devops 영역까지 들어서면서 Redmine 에서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의 시도를 진행해보았다. 특히 필터와 대시보드를 이용해서 각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게 할 수 있는 점이 좋았으며 UI 가 상당히 직관적이고 여유가 있어서 Redmine 보다 사용하기 편리했다.
아쉬웠던 것이라면 기본적으로 트리 형태로 이슈를 관리하도록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점이 굉장히 아쉬웠고 에픽 <-> 작업, 작업 <-> 하위작업 간의 연관관계가 epic link, parent 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 대시보드를 자유로운 레이아웃 구조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 등이 아쉬웠다.
특히, Jira 는 10명 이하면 무료 플랜을 이용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제약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프로젝트 생성 시 기존의 프로젝트 설정을 그대로 이용하지 못하거나 프로젝트별 세부 권한을 주지 못한다. 10명을 넘게 되면 라이센스비를 지불해야 했다.
웃긴 것은 현재 회사에서 기존에 설치형 Jira(설치형 Jira 도 유료) 를 사용하고 있던 팀은 12명인데 10명까지만 설치형을 이용하고 나머지 2명은 아틀라시안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었다. 물론 이유는 추가적인 지출을 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리 사업팀 모두가 모여있을 때 내가 직접 이사님 앞에서 제안을 했다. 물론, 그 전에 팀장님과 팀원들에게 모두에게 말해보겠다고 미리 말했었다. 왜 그걸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점이 좋은지 등을 내가 글을 전부 작성해서 모두가 모여있을 때 다시 발표까지 하고 난 다음에야 간신히 한 번 해보자고 허락을 구할 수 있었다. 조금 웃기지만 무엇보다 일단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크게 먹혔던 것 같다.
프로젝트 관리는 나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용하는 것만큼 서로의 이해 관계를 필요로 한다. 다들 나이가 있으셨기 때문에 커피라도 사서 전달드리면서 이용에 양해를 구했다. 문서도 작성하고 기획자분들하고 Jira 이용법에 대해 어떻게 규칙을 마련할 것인지 같이 이야기하면서 끝내 Jira 이용법을 모두가 터득하는데 성공했다.
매 주마다 다들 모여서 주간 보고를 하는데 한 주간의 프로젝트 이슈를 한 눈에 정리해서 보는 것이 아쉬웠다. 이전에는 Redmine 에서 일감을 트리 형태로 지난 주, 이번 주로 구분하고 이를 트리 구조로 보여주면서 쉽게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런데 Jira 에서는 이 기능이 제공되지 않았고 팀원분들이 서면으로 출력 후 같이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이를 위해 Jira 이슈들을 보고서로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했다. Atlassian 에서는 Forge 라는 이름으로 제공해주고 있었는데 React로 제공해주고 있었다. React가 익숙했던 나는 큰 어려움없이 제작했고, 이전처럼 트리 형태로 이슈를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 또한 해결이 되면서 주간 보고 회의 때 트리 형태의 보고서를 종이로 출력하게 되었고 팀원분들이 매우 칭찬을 해주셨다.
연말 평가에 이사님이 회사 업무 개선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 점수를 후하게 주셨다. 막상 진행할 때는 부담감이 컸지만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보람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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